월간 홀씨 이천육년 팔월 제 36호

홀씨처럼

들꽃언덕에서

유안진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

값없는 들꽃은 하느님이 키우시는 것을

그래서 들꽃 향기는 하늘의 향기인것을

그래서 하늘의 눈금과 땅의 눈금은

언제나 다르고

달라야 한다는 것도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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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의 느낌있는 성서읽기

아무도 침해할 수 없는 영역

ㅡ롬 8:31-39

김재성/ 민들레성서마을지기

:::글쓴이 소개:::

그 무엇도 우리를 정죄할 수 없다

“하나님이 우리 편이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겠습니까?”(롬 8:31)

여러분은 하나님이 누구 편이시라고 믿는가? 하나님이 우리 편이라고 믿는가? 그렇다면 아무도 우리를 대적할 수 없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분명히 하나님이 우리 편이라고 머리로는 생각을 하면서도 실제로 믿음을 갖지 않기 때문에 늘 세상일에 실패할까봐 걱정하고 두려움을 갖게 된다. 그런 우리들에게 바울은 이렇게 말한다.

“당신의 아들을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 모두를 위하여 내주신 분이,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선물로 거저 주지 않으시겠습니까?”(32절)

하나님이 당신의 아들을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를 위하여 내주신 것이, 하나님이 우리 편이시라는 가장 확실한 증거라는 것이다. 우리가 오늘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이요 우리의 주님으로 고백하고 예배한다면 이미 우리는 하나님의 그 큰 사랑을 받고 있고 하나님은 우리 편에 서 계신 것이다. 우리는 아무것도 걱정하거나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이어서 바울 사도는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께서 택하신 사람들을 누가 감히 고소하겠습니까? 의롭게 하여 주시는 분이 하나님이신데 누가 감히 그들을 정죄하겠습니까?”(33-34절).

외부의 공격이나 비난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이 정죄이다. 남의 정죄를 받는 것도 견디기 힘든 것이지만, 더 무서운 것은 나중에 자기 자신을 스스로 정죄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바울은, 하나님이 의롭게 하여 주신 사람을 그 누구도 정죄할 수 없다고 분명히 말한다.

체면 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든지, 자신의 행복을 우선하지 않고, 남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배워 왔다. 필요 이상으로 자기를 낮추고 자기를 쉽게 정죄하곤 한다. 우리는 자기희생적인 삶이 가장 모범적인 삶이라고 배워왔다. 버스차장이나 식모살이를 해서 번 돈으로 동생들을 대학에 보내는 것은 과거의 대표적인 미담이었다. 그런 희생적 삶이 숭고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이 빠지면, 그것이 아무리 숭고하다 해도, 진정한 삶의 표준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언젠가 어느 열녀비의 사연을 들었는데 남편이 위독하자 자기 허벅지 살을 떼어서 먹여서 살렸다는 이야기다. 전엔 그런 이야기에 감동을 받은 적도 있었지만, 최근에 그런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감동보다는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과연 상을 줄 일인가. 그것은, 신하는 임금에게 여자는 지아비에게, 허벅지 살을 먹이면서까지 공경을 해야 한다는, 유교사회의 낡은 윤리일 뿐이다. 그런 희생이 결코 아름다운 일이 아닌데도, 열녀비가 세워지면, 동네 사람들은 자랑스럽다고 하고, 보통의 여자들은 그것 때문에 열등감을 갖게 되고, 행여 재혼이라도 하게 되면 죽을죄라도 진 것처럼 수치스럽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런 유교 문화의 속임수가 우리에게 집단적으로 죄의식과 콤플렉스를 심어 주었다.

그 외에도, 자신은 장남 또는 장녀이기 때문에 집안을 일으키려면 이런 저런 책임이 있고 부모와 형제에 대해 책임이 있다면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집안의 모든 일이 자기 책임이라고 생각하여 늘 자신에게 부담을 지운다. 요즘 부모들은, 옛날에 비하면 자식들에게 너무나 잘 대해주는 것인데도, 늘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고, 심지어 남들처럼 해외 유학을 못 시켜 주어 미안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늘 자기 자신에게 미안해한다. 늘 자기 몸을 해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술을 덜 먹어야 하는데, 담배를 끊어야 하는데, 운동을 더해야 하는데, 건강검진을 해야 하는데, 이러면서 늘 자신에게 미안해한다. 그것이 필요하면 즉시 하면 된다. 그런데 하지는 않으면서 늘 미안해한다.

그들은 늘 외모에 대해서 콤플렉스를 갖는다. 자기가 가진 것을 부끄러워한다. 살이 쪄서, 말라서, 키가 커서, 작아서, 얼굴이 커서, 작아서, 길어서 짧아서 등등, 공연한 일들로 자기 자신을 열등하게 여긴다. 그러나 미남, 미녀가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자기를 받아들이고, 자신감에 넘치고,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이 아름답다. 우리는 주님이 택하시고 의롭다 하신 우리 자신을 자주 칭찬해 주어야 한다. 가끔 거울을 보면서,“넌 참 멋있어! 나는 나의 이런 모습이 좋아! 나는 주님의 걸작이고 세상에 둘도 없지, 얼마나 멋진 일을 해낼지 기대하시라!”이렇게 말해 주어야 한다.

또 그들은 자기 시간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늘 끌려 다닌다. 언제나“...해야 하는데”하면서 불안해한다. 할 일이 있으면 즉시 하고, 오래 걸릴 일이면 계획을 세워 그때 가서 하면 된다. 그런데 늘 바쁘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별로 일을 하지 못하고 시간에 쫓겨 다닌다. 주님으로부터 시간을 선물로 받은 우리는, 틈만 나면 나의 시간을 축하해 주어야 한다.“야, 아주 잘했어. 오늘은 아주 멋진 날이야! 오늘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살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이 축복이다. 나의 시간을 감사한다. 난 정말 행복하다”이렇게 늘 자신에게 말해 주어야 한다. 아는 의사 한 분이 말하기를, 환자에게 어떤 약을 복용하라고 하면, 으레 사람들은“죽을 때까지 먹어야 하나요”하고 묻는다고 한다. 그러면 그는,“아닙니다. 살아계신 동안만 드십시오”하고 대답한단다. 똑같은 날들을 살면서도, 어떤 사람은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들을“살아가는”것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늘 죽음의 공포 속에서 조금씩“죽어가는”것이다. 이것은 시간을 정죄하는 것이다. 우리는 주님이 주신 시간을 정죄하지 말고, 선물로 받아들이고 축하하면서 살아야 한다.

이제 우리는 우리를 의롭다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좀 더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살아야겠다. 나는 이 모습 이대로 온전히 주님께 받아들여졌고, 주님은 나를 가장 사랑하신다. 그래서 나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며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나는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자기주장을 할 수 있고, 이기적으로 살 수 있으며, 행복할 권리가 있다.

우리를 의롭다 하는 이는, 전통도 체면도 사회적 통념도 아니다. 선생님도 부모님도 판사도 변호사도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는 이 세상에 의해서는 그 어떤 일로도 정죄 받지 않는다. 세상 사람들이 이해 못하고 손가락질 하지만 주님 앞에서 의로운 일들이 많다. 나다나엘 호손의 <주홍글씨>라는 소설에서, 해스터 프린은 가슴에 A(간음)자를 새기고 살아가지만, 의로워 보이는 그 여인의 남편도, 그 교회 목사도, 그 누구도 그 여인을 정죄할 자격이 없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이 세상이 이해 못하지만 주님 앞에서는 의롭다 함을 받는 경험을 간직하며 산다. 그것만은 절대로 빼앗기면 안 된다.

우리는 주님 앞에서 그냥 우리 이름일 뿐 어떤 직함도 지위도 신분도 의미가 없다. 우리는 모범생이어야 한다거나 효자, 효부여야 한다거나 의리가 있어야 한다거나 착해야 한다는 콤플렉스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또는 매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콤플렉스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주님은 우리에게 그런 것을 강요하신 적이 없다. 우리는 때로 잘못할 수도 있고, 건방질 수도 있고, 화를 낼 수도 있다. 잘못하지 않는 완벽한 존재를 만들려고 했으면 하나님은 하와가 선악과 따먹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런“완벽”보다 더 중요한“자유”를 주고 싶으셨다. 그래서 사이보그를 만들지 않으시고 잘못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드신 것이다. 그 자유 때문에 선악과도 따먹었고 그래서 잘못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잘못을 할 수 있기에 인간이고 거기에 은혜가 있고 구원이 있는 것이다.

주님이 우리를 정죄하지 않으시는데 감히 그 누가 우리를 정죄할 수 있는가. 이것이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다. 주님은 이 세상 그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그 어떤 것을 우리에게 주셨다.

그 무엇도 침범할 수 없는 성역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곤고입니까, 핍박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협입니까, 또는 칼입니까? ...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들도, 권세자들도, 현재 일도, 장래 일도, 능력도, 높음도, 깊음도, 그 밖에 어떤 피조물도, 우리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습니다”(35-39절).

이 우렁찬 승리의 선언의 핵심은, 우리에게는 그 무엇도, 핵 미사일도 꿰뚫을 수 없는 우리만의 거룩한 영역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 열거한 온갖 시련과 곤경과 불안과 공포 악의 권세 그 무엇으로도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이 있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다. 그 무엇도 우리를 이 사랑으로부터 끊을 수 없다. 이것은 신성불가침 영역이다.

영국은 개인주의가 발달한 나라다. 설사 청소년인 딸이 남자 친구를 데리고 와서 자기 방에서 단둘이 있어도 부모가 절대로 밖에서 문을 열 수 없다. 그건 그 아이의 영역이기 때문에 소중히 지켜준다. 노크를 했을 때 안에서 안 열면 그만이다. 얼마 전 동네 사람과 이야기하는 가운데 들은 얘기다. 그는 딸만 둘인데, 대학생 딸이 어느 때부턴가 아버지가 자기 방에 들어오는 것을 불편해 하는 내색을 하자, 그것이 섭섭해서 폭음을 하고 그랬다는 것이다. 그건 분명 그 아버지가 미성숙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자식이라도 그만의 고유한 영역을 지켜줄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와 주님과의 관계에서도 그렇다. 우리는 그 누구도 감히 문을 열 수 없고 침해할 수 없는 주님과 나만의 영역, 공간을 간직해야 한다. 그것이 행복의 관건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한 방에서 여러 식구들이 같이 살고 한솥밥 먹는 대가족 제도의 경험이 있어서인지, 은연중에 행복은 가족관계 속에서 온다거나 사회적 관계 속에서 온다는 통념에 사로잡히곤 한다. 나만의 공간을 갖는 것에 대해 떳떳치 못하게 생각하고 죄의식을 갖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쉽게 사회적인 것, 외적인 것이 나의 안방까지 뚫고 들어오게 허락을 해 버린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 불황, 정치적인 문제들 그리고 정치 지도자들 때문에 자기가 행복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곤 한다.

우리는 늘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비난과 원망을 듣곤 한다. 박정희 정권 전두환 정권 노태우 정권에 대해 늘 군사정권만 사라지면 당장 정의 평화가 실현될 듯이 원망들을 했다. 김영삼 정권에 대해서도 IMF의 책임을 물었고, 김대중 정권에 대해서도 비슷한 원망들을 했다. 노무현 정권은 가장 많이 욕을 먹고 있다. 또 한 번도 경제가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리고 한 번도 기름 값이 올라가지 않은 적이 없었고, 실업이 심각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또 북한의 위협이 고조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지금 세계 10대 교역국이라고 하고 단군 이래 가장 잘 산다고 하는데도 뉴스를 보면 늘 어렵다는 얘기뿐이다. 전쟁직후 1953년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67불이었고, 박 정권은 국민소득 1,000불만 되면 별천지가 올 듯이 선전했다. 지금은 무려 국민소득 20,000불 시대가 되었지만 별천지로 느끼는 사람은 별로 없다. 노태우 정권 때 곧 마이카 시대가 오면 보통사람들이 행복할 거라고 했지만 지금 차 두 대씩 갖고 사는 집도 많지만, 그리 행복한 것 같지 않다. 행복은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셔서 내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것이지 절대로 외부적인 조건에 의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경제 문제, 정치 문제, 사회적인 성공 등등으로 우리 자신을 너무 쉽게 또 자주 괴롭히고 침해한다. 우리보다 훨씬 더 못 사는 인도네시아나 필리핀 사람들이 행복지수가 높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가 너무 쉽게 우리만의 공간을 외적인 것에 내주어버렸기 때문이다. 그 어떤 외적 조건에 의해서도 절대로 침해를 받을 수 없는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고 살아야 한다. 신앙을 갖고 산다는 것은 남들이 모르는 그런 시간과 공간을 간직하고 산다는 의미이다. 바울사도의 승리 선언처럼, 환난이나 곤고나 핍박이나 굶주림이나 죽음이나 삶이나 장래일이나 현재일이나 그 무엇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부터 끊을 수 없다. 바울은 이 거룩한 시간과 공간을 침해당하지 않고 간직할 수 있었기에 그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그토록 위대한 하나님의 사도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소중한 것을 지키려면, 먼저 시간을 성별할 줄 알아야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휴식이나 명상, 기도의 시간, 산책이나 여행 등,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을 사치나 낭비로 여긴다. 헬렌 니어링 부부가 쓴 <조화로운 삶>에서 보면, 그들은 하루 일과에서 절반은 밭에서 일을 하고 나머지 절반은 꼭 휴식을 취하면서 책을 읽었다고 한다. 우리는 일과의 절반은 아니더라도 하루 한 시간이라도 일주일에 하루라도 꼭 자기 자신만을 위한 시간,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가 주일에 주님 앞에 나오는 것도 시간을 성별하는 것이다. 이것을 소중하게 지켜야 우리도 이 세상 속에서 헛된 것들의 침해를 당하지 않고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다.

바울이 그 무엇도“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고 한 점을 주목하자. 우리가 절대 침해받아서는 안 되는 것은 주님과의 사랑이다. 주님을 사랑하는 시간과 공간은 절대로 빼앗겨서는 안 된다. 그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되겠지만, 그 가운데 하나는 기도이다.

나의 청년시절을 돌이켜 보면 너무나 자아가 쉽게 상처를 입는 것을 느꼈다. 입시의 부담, 미래에 대한 불안, 그리고 이성을 사귀는 것도 늘 후회를 가져오고 불안을 가져왔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었을 때 목사님의 권유로 새벽기도를 시작했다. 그때 무엇을 구했는지는 기억이 희미하지만, 한 가지 지금까지 뚜렷이 남는 것이 있다. 기도하는 동안 하나님과 대화하는 느낌, 그분이 내게 손을 얹으시고 나와 함께 하시고 앞날을 책임져 주신다는 느낌, 내 생애는 받아들여졌고, 앞으로 주님의 뜻대로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속에서부터 치밀어 올라왔다. 그것이 너무 좋아서 자꾸 기도하게 되었고, 기도를 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었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주님 앞에 나와 무릎 꿇기만 하면 해결이 되었다. 난 여기에서 주님의 사랑을 느꼈다. 난 이것이 주님이 주신 큰 선물이라고 믿는다. 기도하는 그 시간만은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거룩한 영역이 된 것이다. 기도하는 동안에는, 이 세상의 그 어떤 근심도 장래의 불안도 뚫고 들어올 수 없는 사랑의 보호막이 생긴 것이다.

이에 대한 유비가 있다. 생명의 탄생 과정을 전자현미경으로 찍은 것을 보면 수억 마리의 정자가 난자에게 접근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난자와 만나 수정이 이루어지는 순간 보호막 같은 것이 쳐져서 다른 것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그렇게 해서 생명이 탄생한다. 마찬가지다. 우리도 기도하는 가운데 주님과 만나는 경험, 사랑하는 경험, 사랑받는 경험을 진하게 해야 한다. 그 순간 우리 주위에는 보호막이 생기고, 이 세상의 그 어떤 근심도 불안도 그 무엇도 우리를 공격하지 못하고 우리의 믿음과 행복을 지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새벽기도만은 아니다. 어디서든 혼자 있을 때 기도하면 된다, 산책하면서, 집무실에서 일을 시작하기 전에, 차 안에서도 우리는 기도할 수 있다. 어느 때 어느 곳이든지 시간과 공간을 성별하여 주님의 사랑을 느끼고 그분으로부터 받아들여짐을 확신하고 기뻐할 수 있는 훈련을 스스로 터득해 나가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속에 차오르는 기쁨이 있고, 남모르는 자신감이 생긴다. 뜻밖의 영감이 떠오르고 아이디어가 생긴다. 자신도 모르는 능력이 내게 있음을 알게 된다. 신령한 비밀을 갖게 된다. 그런 사람에게는 그 어떤 외적인 것도 그를 침해할 수 없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늘 승리하는 삶을 살고 행복한 생애를 살게 된다.

이렇게 가장 소중한 것을 지켜서, 하루하루의 삶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승리하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 하나님이 내 편이시니 아무도 나를 대적할 수 없다는 자신감을 갖기를 바란다.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셔서 내 죄를 용서하시고 나를 받아들여주셨으니 이젠 세상 그 누구도 나를 정죄하지 못한다는 확신을 갖기 바란다. 그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거룩한 시간을 지키며 살기를 바란다. 세상 그 무엇도 침범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간직하기 바란다. 그리하여, 바울 사도처럼,“이 세상 그 어떤 것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고 고백하는 성도들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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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진의 예수 찾기

열정과 끈기

ㅡ사무엘상 17:45

한승진/ 황등중학교 교사

:::글쓴이 소개:::

  여러분! 운명이란 무엇일까요? 2학년 국어 교과서 5단원 1. 사전을 찾아가며 읽는 즐거움을 통해 사전을 찾는 즐거움을 일깨워줍니다. 잘 모르는 단어나 뜻을 명확히 알고 싶은 단어에 대해서는 꼭 사전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운명에 대하여 이렇게 말합니다.“운ː명(運命) [명사]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배하는 필연적이고 초월적인 힘, 또는 그 힘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길흉화복. 타고난 운수나 수명” 즉, 운명이란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주어져 있는, 그래서 자신의 인생전체를 지배한다고 생각되는 초인간적인 힘을 말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는 이러한 운명론적인 세계관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운명이라고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미리 그렇게 되도록 정해진 것이어서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마음속에 이런 운명론적인 세계관이 깊이 뿌리박혀 있습니다. 힘든 일이 생기면, 어떤 어려운 일이 생기면 쉽게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포기하고, 체념하고, 절망합니다. 이런 사람들은“어차피”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하고, “팔자타령”을 자주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운명론적인 문화로 인해 모든 일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곤 합니다. 그래서 한숨이 많고, 눈물도 많고, 탓을 많이 합니다. 나의 노력이 부족해서, 부주의함 때문에 일어난 일을 가지고도‘누구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되면 내가 잘한 것이고, 잘못되면 조상 탓으로 돌립니다. 열등의식과 패배의식이 운명론에 사로잡히면 더 깊은 문제웅덩이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기독교 신앙인이 된다는 것은 바로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다람쥐를 쳇 바퀴 안에만 가둬두면 그 안에서만 맴돕니다. 그러나 다람쥐를 자연 속으로 내보내면 다람쥐는 아주 날렵하고 지혜로운 동물이 됩니다. 사람도 종교적 생각이나 가치관이 바뀌면 운명이 달라집니다. 슬프게만 보이던 달이 방긋 웃는 얼굴로 보입니다. 우는 소리로만 들리던 새소리도 흥겨운 노랫소리로 들립니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하나님의 능력을 믿는 사람은 더 이상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습니다.

오늘 본문은 교회를 다니지 않는 학생들도 잘 아는 다윗의 이야기입니다. 그가 누구입니까? 그는 가난한 양치기 집안에서 막내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의 할머니는‘룻’이라고 하는 이방여자였습니다. 요즘 표현으로 하면 그의 할머니는 조선족이나 베트남, 필리핀여자입니다. 이스라엘은 혈통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민족입니다. 그런데 그의 혈통은 이방인의 피가 흐르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의 집안은 그렇게 대단한 집안일 수 없었습니다. 더욱이 그는 가난한 양치기 집안의 아들이기에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요즘 말로하면 제대로 된 학교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입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양을 치는 노동자로 살면서 험한 골짜기를 헤매면서 살았아�쳬颯윱求�. 이렇다할 친구 하나 없이 외롭게 산골짜기를 헤매면서 외롭게 양을 치며 사는 작은 시골 출신이 바로 다윗입니다. 그야말로 다윗에게서 위대한 영웅이 될만한 조건은 눈을 씻고 봐도 없었습니다. 그런 그가 어떻게 이스라엘의 위대한 장군이 되고, 왕이 되고, 예수님의 조상이 될 수 있었을까요?

다윗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산골짜기에서 양을 치는 어렵고 힘들고 외로운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을 찬양하는 시를 짓고, 악기를 연주하였습니다. 어려울 때마다, 외로울 때마다 기도하며 찬양하는 신앙인이었습니다. 그에게는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자신감이 넘쳐났습니다. 이 자신감으로 그는 결국 블레셋의 영웅 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요즘 TV에서 “주몽”을 합니다. 저도 자주 봅니다. 거기서 보면 고조선이 멸망한 후 한 나라가 4군현을 설치해서 고조선의 땅을 지배합니다. 한나라의 지배로부터 저항하는 부여의 금와왕, 영웅 해모수, 그리고 마침내 고구려를 건국하는 주몽의 이야기는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도 보면 한 나라를 쉽게 이기지 못하는 이유가 나옵니다, 것은 바로 한 나라는 철제무기기를 쓰기에 부여나 다른 부족들이 한 라라를 당해내지 못합니다. 이스라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블레셋은 철기문화를 바탕으로 잘살고 무기로도 쓰는데 이스라엘은 아직 청동기 시대였던 것입니다. 이러한 어려운 처지에서 블레셋이 골리앗이라는 장군을 앞세워 침략해왔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무도 그를 대적할 엄두를 못냅니다. 바로 그 때 다윗은 하나님을 믿음으로 나아가 골리앗을 무너뜨립니다. 그 일로 다윗은 민족의 영웅이 됩니다. 만약 다윗이 자신의 객관적인 상황과 현실만을 생각했다면 결코 골리앗에게 도전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다윗은 군사훈련도 받아본 적도 없는 소년임에 반해 골리앗은 철제무기로 무장하고 블레셋이 자랑하는 장군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이러한 객관적인 사실을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을 믿고 그 믿음의 확신을 가지고 나아갔습니다. 그에게는 하나님이 주신 꿈이 있었고 그 꿈을 향한 열정과 끈기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어린 시절 사무엘 선지자를 통해 자신이 이스라엘의 왕이 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약속 이후 당장 그에게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가난하고 못 배운 양치기 소년일 뿐입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을 믿으며 오랜 세월 무수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으며 꿈을 향해 열정과 끈기로 나아갔습니다.

여러분! 공부가 참 어렵죠? 아마 공부가 재미있다고 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공부를 포기하면 될까요? 여러분, 공부는 어려워도 포기하면 안 됩니다. 공부는 평생 죽을 때까지 해야 합니다.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것은 끊임없이 공부하는 모습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릴라가 아무리 힘이 세도, 공부하지 않습니다. 배우지 않습니다. 배우지 않으면 수 십 년이 흘러도 똑같습니다. 공부는 때가 있습니다. 청소년시절, 배우지 않으면 그 시기를 놓친 것 때문에 평생 후회하게 됩니다. 여러분, 학교공부만이 아닌 여러분에게 적절한 재능과 적성에 맞는 공부를 찾고 그것에 확신을 가지고 공부해나가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포기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미래를 향해 소망을 품으면 하나님은 반드시 길을 열어주십니다. 옛 말에“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습니다. 미래를 향한 뜻을 세워보시기 바랍니다. 믿음으로 하나님께 기도하면 하나님은 능력을 베푸십니다. 우리가 할 일은 포기하지 않고 문을 두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언젠가는 열어주십니다. 우리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은 우리가 갈 길을 열어주십니다.

아무리 높은 산이 있어도 그 산에 오를 사람은 포기하지 않는 자 뿐입니다. 달나라가 아무리 멀어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만이 그 땅에 발을 디딜 수 있습니다. 1940년대에 에드먼드 힐러리(Edmund Hillary)라는 청년이 영국에 살았는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 산에 도전했다가 실패했습니다. 그는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이런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산아, 너는 자라나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자라날 것이다. 나의 기술도, 나의 힘도, 나의 경험도, 나의 장비도 자라날 것이다. 나는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기어이 네 정상에 설 것이다.”그가 이렇게 말하고 10년이 흘렀습니다. 1953년 5월29일, 그는 다른 산악인 두 명과 함께 역사상 처음으로 에베레스트 산 정상을 정복했습니다. 여러분, 어려운 일을 당하여 괴롭습니까? 꿈을 이루기에 부족함을 느낍니까? 생각한 대로 성적이 나오지 않습니까? 여러분, 결코 포기하지 마십시오. 쉽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안 될 것도 없지 않습니까?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십니다. 극복 못할 장애물은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믿음을 바라보고 싶어 하십니다. 우리에게 믿음이 있다면 현실이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장애물을 제거하시고, 이겨냄으로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일곱 살 때 겨우 글을 깨우치기 시작한 늦둥이였습니다. 베토벤은 음악 선생으로부터 ‘음악에 전혀 소질 없는 아이’로 평가 받았습니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의 담임선생은 그를 ‘교사생활 12년에 이처럼 멍청한 아이는 처음’이라고 평했습니다. 디즈니랜드를 만든 월트 디즈니는 한때 신문기자로 재직했는데 편집국장은 그를 향해 ‘자네는 아이디어도, 글재주도 없으니 스스로 사표를 쓰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영국인들로부터 가장 존경 받는 인물로 손꼽히며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세계 제 2차대전의 영웅 윈스턴 처칠은 초등학교 6학년을 두 번 다닌 학습지진아였습니다. 세계적인 기업가 울워드는 점원노릇을 하던 20대 초반에 가게 주인으로부터 ‘사업에 소질 없는 무능력자’라는 핀잔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은 최악의 환경을 극복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커다란 업적을 남겼습니다.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결코 포기하지 않는 자신에 대한 사랑과 강한 열정 그리고 끈기입니다. 아무리 자신이 못난 모습이라고 할지라도 아무리 주위의 평가가 나쁠 지라도 결코 자신의 꿈을 포기하거나 자신을 싫어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주위의 비난을 자극제로 삼아 더욱 노력하고 노력한 끝에 결국엔 성공하였습니다. 열정을 가진 사람은 어떤 어려움도 극복해나갈 수 있습니다.

윈스턴 처칠의 연설

Never Give Up! 여러분, 네버기브업! 네버기브업! 네버기브업! 영국의 윈스턴 처칠은 세계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웅입니다. 노벨문학상도 탔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는 언어 장애를 지녔던 장애인이었습니다. 혀가 잘 돌아가지 않아서 말을 하기가 힘들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정치를 꿈꾸었던 그가 연설을 해야 하는데, 언어 장애가 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어느 날 그는 자신이 졸업한 학교 졸업식에 초대를 받아 가게 되었습니다. 영국의 수상이자 위대한 영웅이 되어 후배들 앞에 서게 된 윈스턴 처칠이 과연 후배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가? 학생들과 교사들은 잔뜩 기대를 품고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그가 연단에서 한 말은 딱 한 마디였습니다. “Never give up!” 그는 다시 말했습니다. “Never, Never, Never give up!”이 한 마디는 그의 인생이었고, 그의 가치관이었고, 그의 운명을 만들어 준 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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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제의 들꽃향기

주님 저를 죽여 주옵소서

조정제/ 서울시 성동구 공무원 

 :::글쓴이 소개:::

오래전 피정(분잡한 세상을 떠나 고요한 곳에서 하느님을 묵상함)을 할때의 일입니다.

산과 작은 언덕이 있는 곳에 피정센터가 있었습니다.아늑하고 고요한 곳으로 오래토록 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센터안에는 여러 오솔길이 있었으며 그 길가에는 여러 들풀들이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오솔길을 걷다보면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사마귀들이 수레바퀴나 천천히 이동하는 차량바퀴에 깔려죽은 흔적들이었습니다.

왜 사마귀들의 흔적이 오솔길에 많이 있을까??

함께 대침묵 피정을 하던 친구와 오솔길을 따라 걷다가

잠시 길옆 잔디에 두 팔을 편안하게 벌려 앉으려하던 친구가 깜짝 놀라 손을 피했습니다.

바라다보니

손을 디디려고 내밀은 잔디밭에 사마귀가 한마디 버티고 있었습니다.

친구는 사마귀가 도망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손바닥으로 사마귀 위를 내어저었지만

이놈은 오히려 공격 자세로 바뀌면서 버티고 서서

머리통을 치켜들고 손바닥을 노려보는 것이었습니다.

대침묵피정 중이었기에 망정이었지

우리 친구 성질이 난폭한 편이라

피정이 아니었다면 주저없이 한 발걸음으로 밟았을 것이 틀림없었습니다만

영적 발달을 위하여 자청하여 들어온 피정이었기에

우리 친구는 (성질죽이며) 순순히 물러나면서 .

"저것을~~ 피정만 아니었다면, 그냥" 하고 말았습니다만.

저는 웃음이 나왔지만 대침묵 피정이라 저 역시 억지로 웃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제야 깨닳게 되었습니다.

한적한 오솔길에

왜 유독 사마귀들만 그리 많이 무엇에 깔려죽어있는지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납니다.

수레나 차가 달려오던지 말던지 그것들을 행해

사마귀들은

"그려? 나와 한번 해 보겠다는기여?"

하며

머리통 빳빳이 쳐들고

두 뒷다리로는 공격자세로 선채

앞 두다리는 적을 향해 치켜들며 폼을 잡으려다가

그만 이승에서의 운명을 달리 했던 것입니다,.

사마귀의 모습에서 저의 모습을 봅니다.

언제나 입으로는 은총을 운운하지만

사실은 하느님 대전에서도

내 고집대로 멋대로 살았으며 조금만이라도 제 자신의 고집과 부딪치게되면

"그려 한번 해 보겠다는 기여??"

라며 앞발들고 공격 자세를 취해온 사마귀와 비슷한 삶의 나날들이

하느님앞에서는 죽지 않으면 살수 없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믿음의 선조들이 왜 그토록 하느님앞에서 겸손하였는지

하여

오늘은 용기를 내어 주님께 큰소리로 아룁니다.

"주님 저를 죽여 주옵소서, 저를 어서 죽여 주옵소서"

(제 수호천사는 이 말이 진심이길 바랄 것입니다.

저도 진심으로 아뢰고 있음이 틀림없기를 바랍니다만)

(사진 : 커피마셔 너무 행복해 하는 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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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강원용 목사와의 만남(2)

박재순: 민족을 내세운 기독교는 소수고, 다수는 전도를 중심으로 한다고 …….

강원용: 저는 그렇게 봅니다. 저는 그렇게 보는 것이 이제 일제시대에도 그렇잖아요. 일제시대에도 우리가 어디서 했다가 되게 혼난 일이 있는데 저항했다는 것은 신사참배거부 아니예요? 신사참배를 안한 사람들이 진짜 애국자고 이런 걸로 보고 있는데 그런데 신사참배가 왜 근본 이슈나? 하는 것을 보고 했다가 정말 혼이 난 일이 있어요. 그런데 김재준 목사가 날 죽인다 하고 그 사람들하고 제일 가까운 사람들이 오재식 분이 말리고 했었는데 그분은 부정적으로 말한 적이 없어요. 그런데 신사참배 그것이 기독교를 지킨 표본으로서 생각하는지 상당히 문제가 있다 이거예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거든요 노골적으로 말하면 우리 김재준 목사도 신사참배 한 사람이고 나도 했고, 제2계명을 어긴다고 하지 않았어. 근본 문제는 국가 문제고 그런데 그런 식으로 문제를 풀고 싶지는 않다, 큰 물줄기 얘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박재순: 민족운동을 하는데 기독교인들이 많이 있었는데 안창호라든지 김구, 기독교에 발을 들여놨던 사람이고 이런 분들이 민족적인 의식이 굉장히 투철했을 거라 보는데요. 그분들의 신앙의식은 어떠했나요?

강원용: 그분들은 어디까지든지 정치가로서 정치가 입장으로서 기독교를 대변한 사람들이지 개인적으로 얼마나 잘 신앙생활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어. 예를 하나 들지요. 해방 후에 이승만 박사, 김구, 김교신 이런 분들이 돌아온 이후에 내가 기독청년 운동할 때에 정동기독교감리회에서 그분들을 환영대회를 했어요. 환영대회를 하는데 기억되는 건 김구 선생은 나와서 내가 이 나라의 무엇이 되면 이 나라의 경찰서 10개 짓기보다 교회를 하나 짓겠다, 이랬거든요. 모두 모인 사람들이 와. 하고 박수하고 그러고 김교신 박사는 하나님의 일을 안 하면 우리는 뭐냐 이런 말 합니다. 그런 신앙 가진 사람이라고 보지 않아. 그 사람들도 거짓말하지는 않아, 일종의 신앙고백적으로 나오는 신앙은 아니었다, 정치가로서의 발언이었지. 큰 물줄기만 보자고. 우리가 8.15이후에 미군정과 그 4.19까지 사이의 잔인한 탄압은 말로 할 수 없는 거야. 우리는 다 보고 경험한 사람들이고, 김대중 대통령이 의문사 조사위원회를 만들어서 일하는데 과연 저거 해내겠나? 보니까 69년부터라 그러더라구요. 69년 이전에부터 죽은 사람이 독일의 히틀러가 이스라엘을 아우수비취보다 못하진 않을 거야. 그걸 하나도 파헤치지 못하잖아. 그런데 말이죠.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기독교인이고 그래가지고 말이야. 3.15부정운동 때 구호 뭔 줄 알아? 대통령은 장로인 이승만 부통령은 권사인 이기붕, 이게 선거 구호였다고 그리고 가장 큰 범죄가 1948년에 5.10 선거야. 나라를 완전히 분단을 시킨 역사인데 분단시킨 그때에 기독교가 각 교회지부였어. 전 기독교가 공산당 물리치기 위해서 했다고 하는데 그때 난 목사는 아니었지만 우리 교회서 못하게 했다고 안 된다. 그러고 해왔는데 장로가 예배 중간에 나가가지고 빨갱이 교회가 아니냐 해서 우리는 해야 한다고 예배 중간에 나가가지고 싸운 일이 있는데 그래서 전교회가 그런 식으로 했다고.

박재순: 기독교인 수가 소수였을 텐데 그런 구호를 내놓았네요?

강원용: 아니 기독교인 수가 왜 적어? 그때 영향력이 대단했지, 50선거도 똘똘 뭉쳐서 했지요. 그 다음에 3.15부정선거도 장로인 이승만 권사인 뭐 …… 그때 장면 씨가 부통령으로 나왔다고 가톨릭은 공산당과 같다고 말야. 기독교선거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놓고 각 교회가 선교대책위원회 지부였다고 이런 창피한 역사를 해방 후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거야. 그런데 신사참배결의를 한거는 살아남기 위해서 한 거니까 인간이라는 점으로 동정할 수 있지만 해방 이후에 한 것은 동정이 아니라고 완전히 자기 세력으로 확장시키는데 정치를 써먹은 거지.

박재순: 동도(?)가 일제 36년을 거치면서 해방되면서 변질되는 점은 없었나요? 처음에는 민중에 참여와 민족의식이 높았는데 도중에 가라앉고 …….

강원용: 물론이지요. 초기에는 우리가 사람들이 기독교에 많이 쏠리게 된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처음에는 미국이나 여러 나라들에 도움 받고 싶은 그런 욕망들이 조금 깬 사람들이 있었고 그런 점에 접할 수 있는 것이 그때 선교사들이 통로였으니까 민족적인 면에서 이런 선교사들과 접촉해야겠다고 하는 민족의식을 가지고 기독교에 매력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종교적으로 말하게 되면 유교가 뿌리 깊고 가톨릭이었지만 부모들 제사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그런 가운데 봉건적인 것이 새로운 의식으로 바뀌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사람들은 선교사들을 통해서 길이 열린 것이고 그 다음은 가장 근접한 것으로서는 교육문제죠. 선교사들 들어와서 현대교육을 받기 시작했어요. 이런 것들이 여러 가지고 작용을 해서 하나의 민족이라는 의식과 답답한 쇄국적인 봉건적인 가부장적인 것에서 조금 더 새로운 곳에서 살고 싶다는 기독교가 퍼지는데 영향을 주었다. 그리고 그런데 참가했던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아요. 그러나 쭉 지도하는 세력을 과대평가하지는 말자.

박재순: 일제 탄압이 심해지고 그러니까 선교사들의 신학이나 지도가 그랬고 한국 기독교가 민족에 대한 열정을 잃게 되고 피안적인 신앙으로 빠지게 되고 기복신앙으로 빠지게 된 것이 아닌가 이런 측면이 있고 또 어떤 분은 일본에서 우찌무라와 김교신을 연구한 교수가 있어요. 양은혜 교수라고 그 사람 발제를 들어봤더니, 한국 기독교가 초기에는 민족에 대한 열의가 높았는데 도중에 이렇게 가라앉았냐? 김교신을 예로 들면서 김교신의 영향을 준 우찌무라 간조를 얘기하는데 우찌무라 간조는 일본 민족과 예술을 묶어서 신학의 틀을 만들었거든요 이것을 김교신이 들어와서 함석헌과 성서와 조선을 자기 신앙이나 신학을 민족의 틀 속에 함께 가져가도록 만들었는데 그것 외에 한국 기독교에 민족에 대한 생각을 심히 한 것이 없지 않았나 합니다. 이런 신학의 틀이 없었기 때문에 한국 기독교의 민족의 부분이 쉽게 빠져나가지 않았나, 혹시 그럴 수 있지 않나 말씀드려봅니다.

강원용: 빠져 나간다고 한다기보다는 탄압기 심하고 이 세상 안에서 뭘 한다고 하는 것이 타계주의적인 저 세상에서 안위를 얻고 그런 기대가 속에 많이 있었고, 그러한 기대를 기독교의 복음전도가 그런 쪽으로 이야기 되었던 것이 전부고, 난 16살 때 예수 믿고 부흥회란 부흥회는 다 쫓아다녔는데 부흥회 가서 밤새고 이런 사람인데 그 부흥사들이 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정남수 목사라고 유명한 부흥사인데, 근본적으로 잊지 않아지는 것에 대해 얘기하다가 윗도리를 벗고 강대상 위에 앉아서 말하는데 펄펄 뿜는 거 곳에 들어가려고 하느냐 뭐 이런 거거든, 그런 식의 이 세상 안에서 어떤 희망을 가질 수 없다. 죽음 이후에 지옥이 있다는 것이 본체였다고, 이런 데서 민족의식 경험 못 했다. 그런 속에서 가령 민족이란 문제를 위해 생각했던 사람들이 여기 송창근, 함경직, 김재준 이 사람들이었다고. 이 사람들이 프린스톤에서 공부하면서 가진 약속이 뭐냐면 우리가 우리 민족의 교회가 되고 조선 사람이 만드는 신학을 해야 한다고 약속하고 와서 일제 말엽까지 해왔던 사람들이지.

난 한국신학대학 다닌 분들께 꼭 부탁은 김재준 목사님의 훌륭한 점은 다 알지만 송창근 목사는 정말 우리가 깊이 연구를 하고 살려두어야 하는 분이야. 내 생애 참 멋쟁이가 정치가로서는 여운혜고 목사로서는 송창근이야. 신앙은 아주 보수적이었어요. 이 사람은 경찰에 참 많이 붙잡혀 다녔어요. 안창호 사건 뭐 사건 해서 밤낮으로 붙잡혀 다녔어요. 매 맞으면서도 기독교 안에서 쭉 끌고 왔거든요. 이런 분들이 있었어요. 이 분이 일제시대에 결국신학교를 하다 그만두고 김천에 가서 함근덕 교회 목사를 하고 다니는데 무슨 강연도 하고 그랬는데 내가 그때 만나서 목사님 그런 거 안 하면 안 됩니까? 물어보니까 나한테 말하길 내가 말이다 얼마나 붙잡혀 다니면서 고생을 했는데 잊을 수 없는 건 겨울에 종로경찰서에 들어갔는데 겨울에는 난방도 안 되는 꽁꽁 언 방에서 지내고 여름에는 남산에 끌고 가서 홀랑 벗겨져서 묶어놓고 모기가 와서 뜯어 먹게 만들고 죽고 싶어도 죽을 수도 없더라. 그것도 두세 번 갔다 오니까 정말 그것은 못 하겠다 생각이 났다. 이런 얘길 하더라고 …….

김재준 목사가 열어준 것이고, 사회적인 것에 눈을 뜨게 해주었던 사람은 역시 라인홀드 니버고, 하지만 나는 니버에 머물러 있는 건 아니에요. 다만 니버가 지금도 내게 아주 굉장한 것을 가르쳐 준 것은 역사나 모든 교회를 볼 때, 옛날에는 아주 이분법적으로 선 아니면 악으로 봤거든요. 나는 선의 편에 서고, 악은 안 된다, 라는 이러한 사고방식을 바꿔 놓은 것이 니버예요. 모든 것이 상대적인데, 둘 다 악일 때는 어떻게 하겠느냐. 둘 다 악일 때는 보다 적은 악을 택해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이것이 현실을 보는데 아주 다른 각도를 ……

난 이번 선거에 지지할 것은 하나도 없어.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보다 적은 악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

70년대 80년데 운동권의 사람들이 다 내 친구아니면 후배들인데, 이 사람들과 알력을 가져온 것 가운데 하나는 역시 니버의 영향이에요. 우리가 어떤 목표는 있어야 해요. 하지만 목표와 현실 사이에 여기를 세 가지 태도가 있는데, 하나는 현실을 붙들고 바라만 본다. 하는 그런 보수적인 자세하고, 이것을 껑충 뛰어 넘어 저것을 가져와야 한다는 혁명노선하고, 니버는 이것은 다 성공 못한다. 결국은 목표를 향해 점차적으로 가까이 가는 이것을 이야기했는데, 그 생각은 지금도 꼭 같지요. 옳다고 보고 있고, 이런 점에서 그분에게 배운 것은 많지만 이것 역시 니버가 본 것은 미국이라는 문화와 신학과 역사, 풍토에서 세상을 본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역사나 전통이나, 또 이분은 역시 20세기 사람이에요. 21세기 문제에 이분이 나와 해답을 주는 그런 분이라고 보지 않아요.

그러나 내가 대단히 고맙게 생각하는 것은 20세기 중엽에 내가 가진 고민을 상당히 많이 풀어줬고, 사회를 보는데 상당히 현실적으로 보는 그런 것을 가르쳐 줬고, 그래서 고맙게 생각하지만, 난 니버 때문에 유니온에 갔는데, 유니온에 가서 뜻 밖에 만난 것이 폴 틸리히예요. 좋아하기는 니버보다는 틸리히를 더 좋아했고, 지금도 나는 신학적인 사고에서는 틸리히를 아주 좋아해요. 틸리히는 정말 실존적인 깊은 근원에서부터 문제를 보는 그런 눈을 열어 줬단 말이에요. 내가 틸리히의 책을 읽다가 이틀 동안 밥도 안 먹고 눈물을 흘린 것이 그분의 설교 가운데 “you are accepted”, “너는 받아들여졌다”라는 정말 놀라운 얘기죠.“회개해라 그러면 네 죄는 사해진다”라는 사고방식이 여기서 부서졌어. 너는 이미 용서를 받았기 때문에 회개하는 것이지, 어떻게 네가 회개를 했다고 하나님이 용서하시냐 …… 은혜라는 것은 하나님 통해서 오는 것을 그냥 받는 것이지, 하는 그런 사고 …… 그러기 때문에 그분은 죄란 말 안 쓰고 분리라는 말을 썼고, 예수란 이름도 뉴빙이라고 했고, 하나님이란 이름도 그라운드 빙이라고 했고 그러한 사고를 그런 눈을 보는 것이 틸리히가 열어줬죠. 그 이후에 몰트만이니 하는데, 나는 우리나라에서 민중신학이 나오고 할 때도 정말 우리 후배들 가운데서 세계에다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새로운 신학이 기가 막힌 역사 속에서 나올 때가 되지 않나, 했는데 그게 잘 안 됐어요. 가령 해방신학자로서 흑인신학의 제임스 콘 ……. 베를린에서 열린 모임에서 얘기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이 사람이 우리나라의 민중신학 얘기도 하고 하니까, 이 사람이 제발 자신의 신학을 해방신학이라고 말하지 말아라. 남미사람이 부르는 말이지 난 아니다. 그럼 뭐라고 할까요? 했더니 흑인신학이라고 해라. 흑인들의 신학이지, 그 사람은 철두철미하게 블랙데올로지라고 하는데, 나는 흑인이니까 하는 얘기다.

그러니까 우리 한국 같은 곳에서, 세계 역사의 비극이 다 압축된 지역인데 여기에서 정말 새로운 세계적인 신학자가 나올 때가 아닌가 싶어요. 그런 기대를 하고 있어요. 우리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사람들 가운데 그런 야심을 가지고 달려들어서 그런 신학자가 나오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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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재의 소박한 삶

작은 나라 예찬: 핀란드 인상

이시재/ 카톨릭대 교수

6월7일 기후변화와 에너지문제와 관련된 국제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핀란드의 헬신키에 갔다. 낮기온은 15도 전후, 헬신키는 태양과 신록으로 가득 찬 봄이었다. 사방에는 라이락꽃이 만발하였다. 핀란드의 국제문제연구소 직원은 우리들을 교외의 호숫가로 안내하였다. 눈앞에는 명경지수와 같은 푸른 호수가 아주 조용하게 다가왔다. 조금 지나자, 나는 몇 종류의 새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연구소는 우리들을 통나무집에 마련된 사우나로 초대하였다. 사우나욕를 하는 동안 우리들은 여러 차례 호수에 뛰어 들어 몸을 식혔다. 사우나욕을 한 다음, 우리들은 그 통나무집에서 맥주, 포도주, 빵, 소시지, 그리고 연어크림수프로 저녁 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하는 도중에도 가벼운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참가자는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폴, 라오스 등 동아시아의 전문가들이 몇 명씩 참가하였고, 유럽쪽에서 독일, 영국, 프랑스, 스웨덴, 러시아, 그리고 핀란드의 전문가들이 함께 하였다. 나는 핀란드의 주최측은 자연을 즐기는(樂山樂水) 방법을 터득하고 있었던 것 같이 생각되었다. 그들은 신선한 공기와, 아름다움 산림과, 상쾌한 사우나욕, 간단하지만 맛있는 음식으로 우리들을 대접하였다. 우리들의 온 몸이 지금까지 맛보지 못했던 화려한 사치을 탐익하게 된 것이다.

6월8일은 하루 종일 회의이었다. 회의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쓸 생각이다. 회의가 끝난 다음, 나는 지도를 들고 도시를 찾아 나섰다. 헬신키역 부근의 호텔에서 알렉산더 대로를 거쳐 항구 쪽을 걸어갔다. 15분 걸리는 거리이었다. 항구에는 스웨덴에서 온 큰 유람선과 왼쪽에는 러시아 동방정교의 사원의 빨간 회당이 보인다. 그리고 오른 쪽 산너머에는 핀란드가 낳은 최고의 민족 음악가 시벨리우스의 음악공원이 있다.

알렉산더 대로에 면하여 헬신키 성당(루터교회)가 푸른 하늘에 높이 돔형의 녹색지붕을 떠 받치고 서 있다. 교회 남쪽에는 넓은 광장이 차지하고 있고, 그 옆에는 헬신키 대학건물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아마도 여기가 헬신키의 중심인가보다라고 생각하였다. 광장에는 19세 중엽 러시아의 통치자, 짜아 알렉산더2세가 말을 타고 있는 동상이 서 있다. 한때 이 땅을 지배하였던 권력자의 동상을 여기에 그대로 세워두다니, 핀란드인들은 도대체 이 동상을 통해서 무엇을 기념하려고 하는 것일까? 참으로 기이한 생각이 들었다. 광장을 조금 지나면 사무실 빌딩과 같은 보통 건물에 수상의 집무실이 있다.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 보아도 이 도시에는 중심이 될 만한 것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루터교성당도 그 앞에 광장을 두고 있어서 중심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권력의 중심은 아니다. 유럽 도시의 광장과 중심축은 일반적으로 권력을 상징하고 있다. 광장에는 대체로 교회와 시청사가 서로 마주보고 있어서 마치 세속적 권력과 종교적 권력이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과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그리고 광장과 시청사는 일반적으로 도시의 중심축 위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핀란드 헬신키에서는 나는 그러한 중심성을 찾아 볼 수가 없다.

핀란드는 1809년까지 오랫동안 동안 스웨덴의 지배를 받았다. 1581년부터 핀란드는 스웨덴의 작은 공국이 되었다. 1809년의 스웨덴-러시아 전쟁 이후, 핀란드는 러시아 통치하의 공국으로 남아 있었다. 1917년의 러시아 혁명을 계기로 핀란드는 독립을 선포하였고, 곧 이어 근대적인 국가로 태어났다. 제2차 세계대전중에는 소련과 싸워, 영토의 일부를 잃기도 하였지만, 1941년부터 1944년까지 독일의 나치당과 함께 소련으로 쳐들어가 전쟁에 참가하였다. 핀란드는 지금까지 강대국의 그늘 아래서 생존을 유지하였다. 비록 핀란드가 독립을 요구하였고, 전통 문화와 언어에 대한 자부심을 견지하려하고 하였지만, 국가가 성립된 이후에는 대체로 약소국이 빠지기 쉬운 함정 즉 국가주의의 덫에 걸려들지 않았다.

핀란드는 핸드폰의 세계적인 명품 노키아의 생산국이다. 이 세계적 규모의 거대기업의 본부는 헬신키 교외의 호숫가에 자리잡고 있다. 노키아는 일종의 정보산업이기 때문에, 조용한 호숫가에서 연구와 개발을 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거대기업도 천하를 군림하는 듯한 태도를 결코 갖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짜아황제의 동상 이외에 이 도시에는 어떠한 통치자의 얼굴을 형상화하지 않고 있다. 또한 어떤 권력자의 기념비도 세워지지 않았다. 그들은 우상숭배를 위해 인물을 형상화하지는 않았다. 우상숭배 배척의 경향은 교회당 안에도 명확하게 확인된다. 교회의 규모가 방대한 것에 비해, 그 내부는 지극히 단순하다. 교회에는 어떤 조각상도 찾아 볼 수가 없으며, 회당의 전면에는 스텐글라스의 성화가 몇 점 그려져 있을 뿐이었다. 시벨리아의 공원에서도 거대한 조각이 있다. 그러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이 조각은 스테인레스 강관으로 파이프오르간을 형상화한 것이다. 시베리우스의 머리 조상도 세워져 있으나, 그것은 파이프오르간 조각의 옆에 세워져, 주인공의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 이 조각을 만들 때 설계자는 공원의 숲을 훼손하지 않도록 배려하였다. 조각은 하나의 평평한 암석위에 세워져, 높은 기단을 일부러 만들지 않았다. 신전이나 왕궁은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반드시 높은 기단 위에 세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거리를 다니면서 나는 핀란드가 결코 국가주의를 강조하지 않으며, 권력을 과시하지 않는 나라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스웨덴사람들과 비교하면 핀란드사람들은 비교적 내성적이며, 온화하다고 한다. 비록 필란드가 국가주의를 강조하지 않고, 영웅을 하나의 인격으로 형상화하지 않지만, 실제적으로 이 나라는 여러 방면에서 전세계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500만도 정도의 소국이지만, 20만 명 이상, 즉 총인구의 4%이상이 국제적인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회원이다. 세계경제포럼이 매년 평가하고 있는 환경지속성지수에 있어서도 핀란드는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동 포럼이 발표하는 국제경쟁력지수에 있어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또한 핀란드는 부패인지지수에서도 전세계에서 가장 청렴한 정부라고 평가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OECD의 중등교육학생성적 평가에 있어서도 핀란드 학생들의 평균성적은 OCED국가중 에서 일등을 하고 있다. 정부가 부패하지 않기 때문에 민중은 정부를 신뢰하고, 정부는 그 신뢰를 바탕으로 사회복지정책을 시행할 수가 있는 것이다. 핀란드에는 어떠한 형태의 교육열풍도 없다고 한다. 어린이들을 무리하게 과외 학원으로 내몬다든지, 전 재산을 쏟아 부어 어린이들을 해외에 유학을 시키는 일도 없다고 한다. 핀란드인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나 걱정스러운 모습을 찾을 수가 없다. 아마도 교육, 의료, 주거, 그리고 노후 생활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으로는 국가가 이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권력의 상징을 사용하지 않고도 핀란드는 환경, 복지, 교육, 경제 방면에서 세계 수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진정 건강한 국가는 국가주의와 권력을 강조하지 않고도, 국민들에게 안정된 생활의 향유를 보장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닌가 생각된다. (2006년 6월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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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현의 교실풍경

아름다운 것만 사랑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김순현 / 서울 용마초등학교 교사

 :::글쓴이 소개:::

올해로 용마초등학교 가족이 된지 5년째입니다. 그러다보니 어디를 가나 제자들을 만납니다. 오늘도 3학년 어느 교실에 수업을 들어갔는데 반갑게 인사하는 아이들 몇을 만났습니다. 1학년 때는 작은 일에도 울먹울먹 하던 녀석들이 어찌나 멋있게 자랐는지 가슴이 설레도록 기뻤습니다.

“선생님, 지금 몇 학년 몇 반 가르치세요?”

“선재는 잘 알고 있는데 넌 모르는구나. 선재야, 네가 말해봐라.”

“1학년 5반이요. 3월 입학식 날 운동장에서 소개하는 소리 들었어요.”

“그것 봐라. 선재가 선생님에 대한 관심이 너보다 더 많구나."

반장이 된 재곤이는 자신을 무척이나 아꼈던 선생님이 지금 몇 반 담임선생님인지 모른 것에 대하여 부끄러워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부끄러워 할 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선생님도 제자들이 지금 몇 반인지 전혀 알지 못하니까요.

이 반에는 재욱이도 있습니다. 재욱이는 친구들보다 어린나이에 입학하여 잘 울던 기억이 납니다. 선생님이 꾸중을 하려고 하면 무언가 억울하다는 듯, 울먹이며 변명을 하곤 하였습니다. 재욱이는 공부도 곧잘 하였는데, 선생님이 기억하는 것은 재욱이의 시험지가 아니라, 울먹이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던 모습입니다.

미소가 특히 아름다운 선재, 정의감이 강했던 재곤이, 울먹이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던 재욱이……. 이들 모습을 기억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짓습니다. 그리고 가슴 가득 따뜻함이 밀려옵니다.

기억하세요. 선생님이 무서운 표정으로 화를 내실 때. 그리고 울지 말고 똑바로 말을 하라며 호통을 치시는 선생님의 가슴 속엔 사실은, 참을 수 없는 사랑스러움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가치 있는 것만 훌륭한 것이 아닙니다. 아름다운 것만 사랑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울고 있는 제자의 모습, 억울함을 호소하는 그 작은 입술도 아주 사랑스럽답니다.

선생님만 아이들을 가르치고 돕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의 지금의 모습이 선생님을 아주 행복하게 한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을 믿는다면, 사람들은 지금 보다 더 많이 행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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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숙의 8월의 편지

행복

최명숙 / 베데스다교회 목사

 :::글쓴이 소개:::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열심히 기도하던 한 사제(司祭)가 어느 날 그날도 역시 기도를 하고 있던 중, 갑자기 “그래! 네 소원이 무엇이냐???”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너무 놀라 충격으로 죽었다는 우화가 있습니다.

타성적이고 형식적인 신앙으로 가리키는 이야기겠지만 나는 이 우화를 읽은 후, 과연 내 소원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봤습니다.

기도 제목을 말하라고 한다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겠지만 소원을 한 마디로 말하라면 선뜻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나의 바람들이 울창한 숲을 나와 숲 전체를 한 눈에 보았더니 내 소원은 ‘행복’이었습니다.

그분의 사랑 안에서 좀 힘이 들더라도 감사와 기쁨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행복한 삶이었습니다. 나는 이 소원을 분명하게 붙잡고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다졌습니다. 자신이 알지도 못하고 품고 있지도 못하는 소원이라면 어떻게 그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랄 수 있겠습니까?

솔로몬은 ‘지혜’라는 분명한 소원을 가지고 있었기에 응답을 받았건만 우리는 베데스다 못가의 38년 된 병자처럼 병이 낫고 싶은 진짜 소원은 접어두고 물이 동할 때 연못에 들어가지 못하는 현실만을 탓하며 안타깝게 살 때가 얼마나 많은가요?

일이 힘들다고 해서 불행한 것이 아니며 편하다고만 행복한 것도 아닙니다. 아무리 힘든 일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반면에 쉬운 일도 불행하게 할 수가 있습니다.

나와 오랜 세월 가까이 지내는 한 장애인 형제는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를 사용하면서 역시 장애를 가진 자매를 만나 가진 것 없는 여건에서 결혼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세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과자나 테잎 등을 파는 밤거리 노점상으로 생계를 유지했는데 추운 겨울밤에는 마비된 다리가 돌처럼 굳어질 때까지 장사를 해야 했지만 그러나 일을 마치고 돌아올 때는 종이봉투에 쌀 한 되를 사가지고 가면서 느끼게 되는 그 흐뭇함과 행복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는 이제 부천 임대 아파트에서 흰색 승용차를 운전하고 다니며 컴퓨터 방문 교사로 일하고 있지만 그 어려웠던 시절의 추억을 오히려 행복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뉴스를 통해 TV 드라마 중진작가인 조소혜씨의 죽음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간암 말기로 사망하기 전 그녀는 “나에게는 간암말기 선고를 듣는 것 보다 저조한 시청률에 대한 이야기가 더 괴로웠다”고 했다고 합니다.

도대체 그녀가 말하는 그 ‘시청률’이 무엇이기에 자신의 몸을 죽이고 있는 암(癌 )보다 그녀에게는 더 힘들었을까요? 그녀는 ‘암(癌)’ 이전에 그 ‘시청률’에 매여 이미 죽은 것입니다.

드라마 작가를 꿈꾸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도 남을 중진 작가인 그녀가 행복한 삶을 원했다면 자신이 잡고 스스로 매이는 그 ‘시청률’이라는 줄을 놓을 수 있어야 했습니다.

조소혜씨 뿐만이 아니라 이렇게 말하는 나 자신부터가 늘어나는 성도의 수로 인해 행복해지기도 했다가 줄어드는 성도의 수로 인해 불행해지기도 하니 생각하면 우리는 모두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얼마나 부끄럽고 어리석게 살아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내가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주신 것이며, 우리 목숨까지도 이 땅에서 사용하고 나면 그분께 도로 돌려드려야 하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이라면 죽음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에 나오는 믿음의 선진은 바로 그러한 진리를 깨달았기에 절망적인 여건을 견디며 이겨나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내가 모태에서 적신이 나왔사온즉 또한 적신이 그리로 돌아 가올찌라 주신 자도 여호와시요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찌니이다’ -욥1:21-

참으로 우리가 그분 안에서 살고 있다면 오늘같이 비안개가 서린 날이면 더욱 선명하게 들려오는 뻐꾸기소리나 개구리소리로 해가 저무는 현실만으로도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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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의 성서와 현실

기적을 이루는 3단계

ㅡ마 11:22-24

김재성/ 한신대 교수

:::글쓴이 소개:::

복음서의 1/3이 기적에 관한 것이다. 예수를 따르던 사람들은 예수의 기적에 참여한 사람들이며, 기적을 경험한 사람들이었다. 오늘날 예수를 믿는다고 하면서 늘 실패와 불평불만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맨손으로 교회나 학교, 병원, 기업을 기적같이 일으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다. 그 차이는 그들이 가진 출신 배경이나 유전적 능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믿음에 있다. 믿음이 있고 없고가 사람들의 삶을 좌우한다. 오늘의 본문에서, 우리는 믿음으로 기적을 이루는 3단계를 구분해 볼 수 있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하나님을 믿어라.”(22절)

우리는 하나님이 창조주이심을 믿는다. 이는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선하게 창조하셨음을 믿는 것이다. 창조 이야기에는, 하나님이 피조물을 지으실 때마다,“보시기에 좋았다”는 구절이 후렴구처럼 나온다. 하나님은 지으신 피조물들이 생육하고 번성하기를 바라신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이렇게 세상 만물이 하나님의 선하신 작품이며 그분의 뜻을 실현하고 있음을 믿는 것이다. 바로 이 믿음을 갖는 것이 기적을 이루는 첫 단계이다.

욥 38:5-10에서, 이 세상의 산과 바다와 강물들의 조화가 다 주님이 정하신 시스템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어서 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네가 사자의 먹이를 계속하여 댈 수 있느냐? 까마귀 떼가 먹이가 없어서 헤맬 때 먹이를 마련하여 주는 이가 누구냐? 들사슴이 몇 달 만에 만삭이 되는지 아느냐? 언제 새끼를 낳는지 아느냐? 매가 높이 솟아올라서 남쪽으로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것이 네게서 배운 것이냐? 독수리가 하늘 높이 떠서 높은 곳에 보금자리를 만드는 것이 네 명령을 따른 것이냐?"(욥 38-39)

연어는 바다에서 살지만 꼭 자기가 처음 태어난 개울로 다시 찾아와서 알을 낳고 죽는다. 철새들은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서 태평양을 횡단하면서, 계절에 따라서 시계처럼 정확하게 이동을 한다. 그것들은 지도도 일기예보도 없고 학습이라는 것도 이루어지지 않지만, 하나님이 지으신 섭리를 따라서 정확하게 움직이고 때가 되면 돌아온다. 우리는 이것을 흔히‘본능’이라는 한 마디 말로 일축해버리는데, 이는 너무나 단순한 사고다. 욥기 기자는 그들에게서 창조주 하나님의 섭리를 본다.

이 원리는 인간에게도 그대로 적용이 된다. 그런데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것은 동물에게 주신 것과는 다르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아 이 세상을 하나님을 대신하여 관리할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그에게 주신 사명은 단순한 자기 보존과 번식 프로그램이 아니라, 훨씬 더 정교하고 복잡하고 위대한 어떤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빵만으로는 살 수가 없다. 자유, 사랑, 행복을 추구하며, 사명과 삶의 의미를 추구한다. 새나 물고기들이 정해진 경로를 따라 이동하듯이, 인간도 주님이 주신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 기도하고 노력하는 가운데 행복을 느끼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것을 믿는 것이 우리가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다는 의미이다. 바로 여기에서 기적이 시작된다.

“누구든지 이 산더러 '벌떡 일어나서 바다에 빠져라' 하고 말하고, 마음에 의심하지 않고 말한 대로 될 것을 믿으면,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23절)

그것은 정말 무모한 명령일 수 있다. 하지만 바로 이 점에서 인간의 특징이 나타난다. 인간만이 상상을 할 수 있고 황당한 꿈을 꿀 수 있다. 많은 위대한 업적들이 처음 구상 단계에서는 황당한 잠꼬대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 꿈은 목표가 되고 기도가 되며, 나중에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최고의 적중률을 자랑하는 유도탄이라 할지라도 목표를 입력해 주지 않으면 그것은 쓸모가 없다. 일단 목표를 입력하여 발사하면 아무리 목표물이 이리저리 움직여도 끝까지 따라가서 마침내 그 목표물을 맞추게 된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에게 사명감이나 분명한 생의 목표가 없다면, 그는 늘 공허감을 느낄 것이고, 능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의 사명과 생의 목표를 분명히 세울 때, 하나님이 우리 안에 심어놓으신 프로그램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우리 신체가 준비를 하고 우리의 정신과 영이 준비를 하게 된다.

꿈을 구체화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먼저 그 원하는 것을 입술로 말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말이 안 되는 것같이 보이는 명령이지만 그것을 먼저 말하라고 하신다. 원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것은 꿈을 현실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그것을 24절에서는“기도하면서 구하라”고 말하고 있다.

운명적으로 만난 사람들을 보면,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 상대방에게서 후광 같은 것이 빛났다고 말하곤 한다. 최근에 한 교우가 자기 짝을 만난 때를 회상하면서, 그를 처음 만났을 때 피아노를 치고 있던 그의 주위에서 후광 같은 것이 빛났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런데 그의 어머니가 그가 어릴 때부터 그의 반려자가 될 사람은 피아니스트면 좋겠다고 기도했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기도는 그도 모르는 사이에 그 속에서 그 반려자의 후광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어느 청년은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여인과 첫눈에 반해 결혼하게 되었는데, 마침 그 여인은 반려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두 달 동안 기도를 하고 집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고 한다. 이런 사례들은 이외에도 많다.

기도는 하나님이 그들에게 넣어주신 위대한 인지 능력 시스템을 작동하게 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남들이 알 수 없는 신비한 방식으로 자기에게 가장 잘 맞는 짝을 찾을 수 있었다. 하나님은 이런 식으로 사람들을 만나게 하시고, 영감을 떠올리게 하시고, 일을 결정하고 추진하게 하신다. 우리는 주 안에서 선한 목표와 사명감을 가지고 기도하는 가운데 하루하루의 삶에서 기적을 경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가정, 우리의 일터, 그리고 우리 교회를 위해서 목표를 세우고 기도할 때도 그런 경험을 하게 된다.

새 일을 시작한다면 공연히 잘 안 될 것만 걱정하면서 두려워하지 말고, 그 일을 통해서 세상에 어떤 기여를 하며, 어떻게 주님께 영광을 돌리게 될지 생각해 보고, 그것을 마음의 스크린에 영상으로 그려보고, 그 목표를 확고하게 세워라. 주님도, 황당해 보이는 명령을 하셨듯이, 남들을 의식하지 말고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위해서 입술로 소리내어 기도하라. 그러면 그 소리가 입 밖으로 나온 순간부터 마법처럼 그 일을 이루기 위한 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이 위대한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은, 꿈을 꾸지 않고, 목표를 세우지 않고, 기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회를 위해서 목표를 세우고 기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기가 속한 교회가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그 지역 사회를 살리는 일들을 하고 또 한국 교회와 사회를 위해서 크게 기여하는 교회가 되도록, 그리고 교우들의 수는 어느 정도면 좀 더 화기애애하고 힘이 있어서 더 많은 선교를 할 수 있을지... 등등. 이런 구체적 목표를 세워서,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고, 위해서 기도한다면 그대로 이루어지는 기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꿈을 가지고 목표를 세우고 기도해야 한다. 암울하던 60년대에 국민소득 100불도 안 되는 가난 속에서, 또 그 후 몇 십 년간 계속된 군사독재 속에서, 잘 사는 나라, 민주화 되는 나라, 통일된 나라의 꿈을 가지고 선배 크리스천들이 기도해 왔다. 그렇게 했기에 오늘 우리가 이만큼 잘 살게 되었고, 민주화되었다. 문익환 목사님은 통일이 요원해 보이는 상황에서도“통일은 됐어!”라고 말하고, 통일은 완료형이라고 말하면서, 장차 올 날들을 앞당겨 사는 삶을 우리에게 보여 주었다. 그의 시 <꿈을 비는 마음>은 주 안에서 기도하는 가운데 동터오는 꿈을 노래하고 있다.

"개똥같은 내일이야 꿈 아닌들 안 오리오마는 진주같은 꿈으로 잉태된 내일이야 꿈 아니곤 오는 법이 없다네. / 벗들이여! 이런 꿈은 어떻겠소? 155마일 휴전선을 해뜨는 동해바다 쪽으로 거슬러 오르다가 오르다가 …… 그도 아니면 이런 꿈은 어떻겠소? ……  어처구니없는 꿈 말이외다."

이 시에서“어처구니없는 꿈 말이외다”라는 구절이 후렴구처럼 세 번이나 반복되고 있다. 산이 뽑혀서 바다에 빠지라는 말처럼 그것은 어처구니없는 꿈이지만 그러나 주님이 주신 꿈이기에 그것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문익환 목사님께서 통일을 못 보고 돌아가시고, 아직도 통일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이런 꿈을 꾸고 환상을 보는 사람이 있는 한, 통일은 꼭 기적같이 이루어질 것이다.

주께 우리 소원을 소리내어 구하고 의심하지 않고 그것이 이루어질 것을 믿으면, 그대로 이루어진다는 것, 이것은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가장 확실한 약속이다.

“너희가 기도하면서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이미 그것을 받은 줄로 믿어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24절)

기적의 세 번째 단계는, 푸근한 믿음이다. 오늘 교독문(시 121:3, 4)에서 주께서는 우리를 지켜 주시기 위해 졸지도 않으시고 주무시지도 않으신다고 한다. 그것은, 우리가 자고 있을 때에도 주님은 우리가 기도한 것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주신다는 믿음을 표현한 것이다.

미국 같은 데를 가는 비행기는 자동항법장치를 사용한다. 목적지를 입력해 놓으면, 혹시 조종사가 잠이 들지라도, 비행기는 자동으로 일정한 항로를 따라 비행을 한다. 우리의 존재도 마찬가지다. 기도한 다음에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푸근한 믿음을 가지면,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에도 우리 몸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우리가 알 수 없는 신비한 방식으로 운행을 하게 된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구두장이와 천사에 관한 동화가 나온다. 구두장이는 잠들기 전에 가죽을 모양대로 잘라 놓으면 그가 자는 동안에 천사가 나타나서 구두를 만들어 놓는다는 것이다. 물론 동화에서는 천사가 착한 사람을 돕는다는 뜻이겠지만, 심리학적으로 보면, 그것은 구두장이가 자는 동안에 구두장이가 모르는 또 다른 자아가 일을 하고 있었음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 우리는 그래서 우리 자신의 아이디어나 작품에 대해서 놀라게 되는 것이다. 자고 일어나니 우렁각시가 모든 일을 다 해놓았다는 옛날 얘기도 그런 의미가 있을 것이다. 기적은 우리 속에서 시작되며, 그것은 온전히 우리 자신을 주님께 맡기고 믿는 푸근한 믿음을 가질 때만 작동을 하고 일어나는 어떤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그것을 무의식의 세계로 설명을 하며, 그런 것을 적용하여 기억을 잘 하려면 잠을 잘 자야 한다고 말한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그래서 늘 잠을 잘 이용했다. 에디슨 부인은, 발명왕 에디슨이 다음날 자기가 만들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들을 매일 잠자리 들기 전에 머릿속으로 다시 한 번 검토했다고 한다. 또한 때때로 에디슨은 자기가 하기 원하는 일과 해결하길 바라는 문제의 목록을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에디슨은‘깜박 잠’을 잘 자는 것으로 유명했고, 문제가 안 풀릴 때는 큰 대자로 누워자면서 비몽사몽간에 문제를 푸는 아이디어를 얻곤 했다고 한다.

얼마 전 수능 전국 수석을 했다는 한 학생이 암기의 비결을 말해 주는데 재미있었다. 그는 영어 단어 같은 것을 그 자리에서 다 외우려고 연필로 쓰거나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대신에 짧은 시간 동안 크게 읽고 난 다음 잠을 푹 자는데, 그러면 자는 동안에 외운 것의 80% 정도가 기억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한 번 더 보면 나머지 20%가 다 외워진다는 것이다.

작곡을 공부하는 한 대학원생은 작곡을 하기 위해 밤샘 작업을 하곤 한다고 한다.작곡은 고도의 영적인 일이며, 영감을 얻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나 홀로 있을 수 있는 밤늦은 시간에 영감이 떠오른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오늘의 말씀에 적용해 본다면, 그런 노력과 아울러 기도를 하면 좋을 것이다. 작곡하고 싶은 노래를 위해서 기도하고 주님이 그것을 주신다고 푸근하게 믿어보자. 그런 푸근한 믿음을 갖고 달게 잠을 자고 또 기분 좋게 산책을 하다 보면, 주님은 신비스러운 방식으로 몸과 마음을 움직여 노래의 영감이 떠오르게 해 주실 것이다. 잠자는  동안에 꿈속에서 선율을 얻어 작곡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잠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잠자는 시간은 모든 것을 주님께 내맡기고 쉬는 시간이다. 자는 동안 우리의 삶은 정지되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은 영의 세계로 나아가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기 전에, 그날을 감사하고 내일이 잘 될 것을 믿으며, 푸근한 마음으로 기도해야 한다. 우리가 자는 동안에도,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으시고 나를 지켜 주시는 주님을 푸근히 믿으면서, 우리 안에서 일어날 기적들을 기대해야 한다.

주님 명령을 따라서, 이와 같은 기적의 3단계가 우리 삶 속에서 삶의 리듬처럼 흥겹게 반복될 수 있기를 바란다.

먼저, 창조주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나를 통해서 이루어짐을 믿으시기 바란다.

다음으로, 남들이 보기에 황당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주 안에서 원대한 꿈을 꾸기 바란다. 주님 주신 사명을 구체화하고 생의 목표를 확실히 세워서, 그것을 위해 입술로 소리 내어 기도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기도한 것은 그대로 이루어질 것을 푸근히 믿고 온전히 주님께 맡기시는 여러분들이 되기 바란다.

그리하여, 하루하루의 삶에서 주님의 놀라운 기적들을 경험하고, 주의 기적을 참여하고, 기적의 주체가 되는 삶을 사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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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는 말씀

* 6월호를 보내드린 후로 오랜만에 보내드리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이런 저런 일들로 글들을 많이 쓰지 못해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8월부터는 좀더 열심히 써 보려고 합니다. 마음으로 함께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 민들레성서마을 식구들, 온라인홀씨 회원들, 민들레홀씨 회원들 모두모두 이 더운 여름에 건강하시며, 주의 은혜 가운데 지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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