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노동

강원돈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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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머리말>

오늘의 노동 세계는 큰 위기에 처한 것 같다. 자본과 기술이 비약적으로 축적되면서 노동은 쓸모 없는 것처럼 여겨지고, 노동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있는 많은 사람들이 노동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용 없는 성장”과“20대 80의 사회”라는 말이 회자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동을 통해 생계를 꾸려야 할 사람들은 실업의 위협에 직면해 있고, 인간의 존엄성과 생활의 안정을 위협하는 돈벌이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 돈벌이 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행위의 주체로 인정받기는커녕 지배와 수탈의 대상으로 전락하기 일쑤이다. 거기에 더해서 자본과 기술에 의해 조직되는 노동과정과 생산과정은 생태계의 건강성과 안정성을 해치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나는 이와 같은 노동세계의 위기를 바라보면서 인간의 노동이 인간친화적이고, 사회친화적이고, 환경친화적으로 형성될 수 있는 방안을 기독교 사회윤리학의 관점에서 모색하기 위해 고민해 왔다. 이러한 방안을 제대로 제시하기 위해서는 물론 매우 방대한 연구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연구는 이른바“노동사회”가 형성되어 온 역사적 과정을 규명하고 노동사회를 움직이는 논리들과 제도들을 분석하여 그 성과와 폐단을 비판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노동사회 이후의 노동세계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원칙들과 그 제도적 구현 방법들을 제시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이에 관한 연구가 기독교 사회윤리학의 관점에서 수행된다고 한다면, 노동사회의 문제들을 인식하고 평가할 뿐만 아니라, 노동사회 이후의 노동세계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윤리적 판단과 행동의 원칙들을 제시하고, 그 신학적 근거들을 밝혀야 할 것이다.

나는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이러한 연구 과제를 3년 동안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번에 발간하는 책은 연구 과제의 1년차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기독교 노동윤리와 직업윤리의 신학적 근거를 밝히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2년차 연구에서는 노동사회의 형성과 그 논리 및 제도를 분석할 것이고, 마지막 3년차 연구에서는 노동사회 이후의 노동세계를 형성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할 것이다.

나는 1년차 연구과제를 정리한 이 책에서 생태학적 노동 개념을 신학적으로 정립하면서 노동세계의 문제들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데 참고할 만한 윤리적 판단의 원칙들을 밝히려고 애썼다. 이 원칙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현실 분석과 대안 모색에 적용될 수 있는가는 향후 연구 과제들을 수행하면서 드러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내면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빚을 졌다. 연세대학교 신학과 정재현 교수는 성공회대학교 신학연구소장으로 재직하는 동안에 이 연구를 수행하도록 격려하고, 한국학술진흥재단에 연구계획을 제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현재 성공회대학교 신학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은규 교수는 편안한 마음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하였다. 성공회대학교 연구교류처장 이종구 교수는 학교 차원의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성공회대학교 손규태 교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의 연구에 대해 논평을 하고 자극을 주었다.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성공회대학교 신학과와 대학원 신학과, 서울신학대학교 대학원 신학과 학생들은 경제문제와 특히 노동문제에 관한 세미나 토론을 통해 새로운 착상을 얻도록 자극을 주었다. 함부르크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아들 환국은 지구화 조건 아래서 독일 노동사회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연구에 전념하는 동안에 삶의 기쁨을 느끼도록 배려한 것은 아내 임희숙이다. 출판사의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연구 결과를 책으로 출판하자는 제의를 선뜻 받아들인 것은 민들레성서마을의 마을지기이자 낙산교회 담임목사로 재직하는 김재성 박사이다. 나는 이 모든 사람들에게 마음으로부터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끝으로 나는 연구비 지원뿐만 아니라 행정적 지원을 통해 연구를 뒷받침한 한국학술진흥재단과 그곳의 임직원들께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이 없었다면 이 책을 집필하여 빛을 보게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2005년 5월 1일

병천 길마루글방에서

저자

 

<차례>

책머리에 ● 5

서론 ● 13


제1장

하느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과 지배의 위임 ● 17


Ⅰ. 하느님 형상론의 의미지평 ● 19

Ⅱ. 하느님의 의지에 대한 인간의 복종 ● 27

1. 하느님의 상대자로서의 인간 ● 28

2. 하느님의 의지에 대한 인간의 자유로운 복종 ● 34

Ⅲ. 인간에게 부여된 하느님의 위임: 공생공동체의 형성과 도미니움 떼레 ● 39

1. 공생적 피조물공동체의 형성과 도미니움 떼레 ● 40

2. 야훼문서의 창조 및 낙원 이야기에서의 노동과 이름짓기 ● 50

Ⅳ. 소결 ● 62

 

제2장

그리스도의 형상으로서의 인간과 그 과제 ● 65


Ⅰ. 인간의 하느님 형상성의 그리스도론적 의미 ● 67

Ⅱ. 그리스도의 지배에 복종하여야 할 인간의 직무 ● 72

1. 죄인의 인의(認義)에서 나타난 하느님의 의 ● 73

2. 인간의 그리스도 형상성 ● 83

3. 그리스도의 지배에 대한 인간의 복종 ● 89

Ⅲ. 동료피조물들과의 연대공동체 ● 92

1. 인간과 동료피조물들 사이의 고난과 희망의 연대 ● 93

2. 폭력의 포기 ● 103

3. 동료피조물들과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의사소통 ● 106

Ⅳ. 소결 ● 113

 

제3장

안식과 노동 ● 117


Ⅰ. 동료피조물들을 위한 인간의 청지기 직책과 생태학적 노동 ● 119

1. 안식일과 노동 ● 119

2. 동료피조물들과 나누는 개방적이고 무제약적인 의사소통으로서의 노동 ● 129

Ⅱ. 인간의 의식적인 생활영위로서의 노동 ● 139

1. 하느님에 의한 인간 노동의 긍정과 축복 ● 140

2. 이스라엘의 사회사에서 본 노동 보호 조치 ● 146

3. 생활상의 곤란을 회피하기 위한 노동 ● 156

Ⅲ. 인간친화적이고, 사회친화적이고, 환경친화적인 노동의 형성을 위한 윤리적 원칙들 ● 161


보론: 기독교의 직업 이해 ● 167

결론 ● 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