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BIS BOOKS의 생태학과 정의 시리즈

세계관과 생태학 - 종교, 철학, 그리고 환경

메리 이블린 터커 / 존 A. 그림 외 / 유기쁨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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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독일의 생물학자 헥켈(Ernst Heinrich Haeckel, 1834-1919)이 생태학을 ‘유기체와 그 유기적 ․ 무기적 환경과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한 지는 오래되었으나, 생태학 논의가 학계에서 새로운 주제로 떠오른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생태학(ecology)은 집, 주거지를 뜻하는 오이코스(oikos)에  로고스(logos)가 결합된 말로서, 처음에는 유기체와 자연 환경과의 상호 의존성에 대한 생물학적 연구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런데 그 용어가 생물학의 경계를 넘어서 학계 전반에 걸쳐서 새로운 주제로 부각된 것은 1960년대 이후 생태계 파괴로 인한 전지구적 위기 의식이 급속히 확산되면서부터이다.

생태학의 관점들은 지구 전체 생태계의 파괴라는 문제 의식과 결합되어서 다양한 생태 논의들을 생산해 왔다. 주목할 것은, 생태 논의들은 그간 인간이 이룩해 온 문명을 평가하면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태계 위기가 전지구적이고 총체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기에, 생태 논의 역시 전지구적이고, 인류 문명 전체에 대한 평가와 반성을 포함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인류 문명의 평가와 반성으로서 생태 논의들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ꡔ세계관과 생태학: 종교, 철학, 그리고 환경ꡕ에서도 우리는 오늘날의 문제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을 발견하게 된다. 저자들은 대단히 다양한 종교적 ․ 철학적 맥락 속에서 생태학의 도전에 대한 성찰적 답변을 시도한다. 비록 한 권으로 묶여 있지만, 이 책에 나타나는 다양한 논의들에서는 공통점보다는 오히려 차이점들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그와 같이 서로 다른 주장들이 바탕에 깔고 있는 가정만큼은 동일하다. 곧, 위기의 원인을 우주관, 세계관에서 발견하고 그것을 고치고자 하는 생각이다. 생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과학 기술을 통한 환경개량주의보다 생태계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태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아느 네스(Arne Naess) 이후로 흔히 근본 생태론(deep ecology)이라는 이름으로 전개되어 왔다. 특히, 근본 생태론은 세계관 형성의 주요 토대인 종교의 중요성에 눈을 돌린다. 서구 사회에서 생태계 위기와 종교와의 관련이 직접적으로 언급된 것은, 역사가인 린 화이트(Lynn White)가 1966년에 기독교의 인간 중심주의와 생태계 위기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를 전개한 무렵부터다. 이후로 생태계 위기의 원인으로 기독교의 인간 중심적 세계관, 우주관이 크게 작용했다는 주장이 생겨나면서, 생태 중심적인 녹색 세계관, 우주관을 확산시킴으로써 생태계 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근본 생태론의 주장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게 되었다. 세계관을 형성하는 종교의 자리가 새롭게 조명되면서, 종교계에서는 종교 전통을 친생태적으로 재구성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종교 외부에서는 세계관과 삶의 방식 전체의 친생태적인 변화를 추구하면서, 운동 자체가 종교적인 성격을 띠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 책 역시 그러한 큰 맥락 속에서 구성된 것이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 부분은 독자들이 이후의 논의들을 이해하기 위한 전체적 조망으로서 성격을 띠고 있다. 

“전통적 세계 종교들”을 다루는 2부에서는 인류의 역사와 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형성해 온 세계의 여러 종교 전통들이 오늘날과 같은 환경 위기에 직면해서, 인간과 그 주변 환경과의 밀접한 관련성을 바탕으로 하는 생태학적 시각의 도전에 대하여 무엇이라고 말하는지 들어본다. 각 종교 전통의 전문가들은 오늘날의 생태학적 세계관 형성을 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종교 전통들을 조명하기도 하고, 환경 파괴적으로 해석되어 온 종교 전통들을 녹색의 시각으로 재구성해서 제시하기도 한다. 여기서 소개되는 토착 아메리카,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 바하이,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 도교, 유교 등의 다양한 종교 전통들의 답변은, 하나의 종교 전통에 속해 있든 그렇지 않든, 독자들이 종교들과 환경의 다양한 관계 맺음의 가능성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오늘날의 생태학적 시각들”을 다루는 3부에서는, 생태 철학과 사상 분야에서 잘 알려져 있는 주요 인물들의 논의가 소개된다. 저자들은 오늘날의 생태 논의에서 주요 논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주제들에 대해서, 주로 근본 생태론적 입장에서 풍부한 논의들을 펼치고 있다. 독자들은 오늘날 각 분야의 지성인들은 현실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그들의 다양한 진단과 전망을 통해 오늘날의 문제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또한 함께 해결을 모색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에 담긴 저자들의 논의는 종종 서로 충돌한다. 그러나 단일한 진단과 단 하나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이 책의 전제와는 거리가 멀다. 저자들은 저마다의 맥락 속에서 “지금”의 문제 해결을 위해 “과거”를 진단하고, “미래”를 구상한다. 중요한 것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먼저 서로의 다른 목소리들을 “듣고” “이해하려는” 태도이다.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은 “긴급한 오늘날의 문제들과 대화하면서 인류 공동체의 다양한 형태의 종교 전통들에서 새로운 에큐메니즘을 창조하기 위한” 발걸음으로서 의미가 있다.

 

저자에 대해...

메리 이블린 터커존 A. 그림은 버크넬대학의 종교학과 교수이다. 토마스 베리의 제자이자 아시아 종교전통과 토착 아메리카 종교전통들 모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종교학자들로서, 그들은 생태학적 위기에 대한 포괄적이고 우주론적 근거를 가진 응답들을 촉진하기 위하여 자신의 직업적 그리고 개인적 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치고 있다.

 

차  례

머리말 / 메리 이블린 터커 / 존 A. 그림  7

책 머리에 / 노엘 J. 브라운  11

계몽주의의 심성을 넘어서 / 뚜 웨이밍  13

지구 환경 윤리를 향하여 / J. 베이어드 캘리콧  25

전통적 세계 종교들

토착 북아메리카의 세계관과 생태학 / 존 A. 그림  37

유대교와 생태학적 위기 / 에릭 카츠  54

에덴 동산, 타락,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의 삶 / 제이 맥다니엘  73

이슬람 창조 신학의 생태학적 부산물 / 로저 E. 팀  88

생태학적으로 지속가능한 사회에 대한 바하이의 시각 / R.A. 화이트 105

힌두 환경주의 / 크리스토퍼 키 채플  125

불교의 생태학적 우주론을 향하여 / 브라이언 브라운  139

자이나교와 생태학 / 마이클 토비아스  155

도교와 유교의 생태학적 주제들 / 메리 이블린 터커  170

오늘날의 생태학적 시각들  

생태학적 세계관의 등장 / 랄프 메츠너  185

우주론과 윤리 / 래리 L. 라스무센  196

에코페미니즘의 비판적, 그리고 건설적 기여 / 샤를린 스프레트낙  206

화이트헤드의 근본적으로 생태학적인 세계관 / 데이빗 레이 그리핀 217

세계관으로서 근본 생태론 / 죠지 세션스  238

생태 지리학 / 토마스 베리  265

우주의 기원 / 브라이언 스와임  276

필진 소개 / 281

옮긴이의 말 / 286